중국 화면에 ‘한복·HANBOK’…관광객 제보로 드러나
전수점검서 중국 외 7곳가량 이미지·설명 뒤섞여
중국 패널엔 ‘시연 중’ 안내도 없어…경북도 엄중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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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보문관광단지 수상공연장 뒤편에 설치된 ‘POST APEC 미디어월’ 중국 패널에 ‘한복·HANBOK’과 ‘한국의 대표 전통 복식’이라는 설명이 잘못 표시돼 있다. 독자 제공 |
15억원을 들여 경주 보문관광단지에 설치한 ‘POST APEC 미디어월’에서 중국 전통복식 화면에 ‘한복(HANBOK)’이 잘못 표기된 가운데 다른 국가 패널에서도 복식 이미지와 설명이 뒤섞인 오류가 잇따라 확인된 것으로 드러났다.
정식 운영 전 시험 가동이었다지만 관광객이 오가는 공개된 장소에서 잘못된 문화정보가 그대로 노출됐고 경북문화관광공사가 21개 패널을 전수 점검한 결과 중국 외 7곳가량에서 추가 오류가 발견됐다.
문제가 된 미디어월은 경주 보문관광단지 수상공연장 뒤편 광장에 설치돼 있다. 높이 3m, 폭 1m 규모의 LED 패널 21개가 나란히 서 APEC 회원국별 문화와 전통복식을 소개하는 시설이다. 오류는 현장을 찾은 관광객이 중국 패널의 이상한 표기를 발견해 제보하면서 알려졌다.
중국 패널 상단에는 ‘중국(China)’이라고 적혀 있었지만 바로 아래 복식 명칭은 ‘한복·HANBOK’으로 표시됐다. 이어 “저고리와 풍성한 치마가 조화를 이루는 한국의 대표 전통 복식입니다”라는 설명이 붙었고 중국풍 복장을 한 남성 이미지가 함께 나왔다.
특히 현장 사진을 보면 인접한 캐나다와 중화 타이베이 패널에는 ‘시연 중입니다’라는 문구가 크게 떠 있지만 중국 패널에는 이 같은 안내가 없었다. 해당 화면만 본 관광객으로서는 시험용 콘텐츠라는 사실을 알기 어려운 상태였다.
중국만의 오류도 아니었다. 공사가 21개 패널을 전수 점검한 결과 중국 외에도 7곳가량에서 복식 이미지와 설명이 맞지 않는 문제가 추가로 확인됐다. 파푸아뉴기니에서는 남성 이미지에 여성 복식 설명이 붙었고 캐나다에서도 남녀 복식 명칭이 뒤바뀌는 등 비슷한 오류가 발견됐다. 인도네시아 등 일부 패널에서도 잘못된 표기가 확인됐다.
미디어월 시험 가동은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됐다. 공사는 LED 모듈 작동과 QR코드, 영상 재생, 야간 밝기 등을 점검하기 위해 오전 9시부터 밤 11시까지 화면을 가동했다.
오류는 국가별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기존 템플릿을 복사해 국가명과 이미지, 설명을 바꾸는 과정에서 일부 내용이 제대로 수정되지 않은 채 남으면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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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보문관광단지 ‘POST APEC 미디어월’의 국가별 전통복식 화면. 중국 패널에는 ‘한복·HANBOK’이라는 잘못된 표기가 노출된 반면 인접한 캐나다와 중화 타이베이 패널에는 ‘시연 중입니다’라는 안내가 표시돼 있다. 독자 제공 |
경북문화관광공사 관광인프라팀은 “한국 콘텐츠를 먼저 만든 뒤 국가별 이미지와 설명 등을 바꾸는 과정에서 일부 내용이 제대로 수정되지 않았다”며 “검수 과정에서 충분히 걸러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은 명백히 잘못한 부분”이라고 했다.
이어 “10월 1일 정상 운영을 앞두고 문제점을 찾아내기 위한 과정이었지만 당시 하드웨어와 QR코드 작동 여부 등에 집중하다 보니 콘텐츠 확인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콘텐츠는 경기도의 외주 제작업체인 A사가 제작했다. 장비 설치와 콘텐츠 제작 비용은 전체 사업비에 포함돼 있다.
경북도도 15일 공사에 경위 보고를 요구하고 현장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도는 제작 템플릿을 바꾸는 과정에서 자막이 잘못 연결된 것으로 파악했으며, 시험 가동 중 발생한 기술적 오류라고 하더라도 전통복식 표기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사전 검수가 소홀했다고 판단해 공사에 엄중 경고했다.
논란은 중국에서 한복을 자국 문화의 일부로 주장하는 이른바 ‘한복공정’ 문제와 맞물리면서 더욱 커졌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이날 “중국은 지난 몇 년간 우리 한복이 자신들의 한푸에서 유래했다는 억지 주장을 꾸준히 펼쳐왔다”며 “우리가 이런 실수를 저지르는 것은 중국에 빌미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사는 논란이 된 전통복식 콘텐츠를 현재 화면에서 내린 상태다. 오류는 수정했지만 전문가 사전 검수를 거친 뒤 다시 송출할 방침이다. 다른 장비와 콘텐츠에 대한 시험 가동은 계속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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