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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터 140억에 갈라진 경주 감포…직접지원이냐 관광개발이냐

주민연대 “남은 지원금 주민에게”…발전협의회 “장기 수익사업에 써야” 경주시장 “가구별 배분 지침상 불가”…리조트 매입 과정엔 투명성 주문 지난 2일 경주시 감포읍 일대에서 권익찾기감포주민연대와 주민들이 맥스터 상생협력 지원금의 주민 직접 지원을 요구하며 집회를 열고 있다. 감포읍 주민 제공 경주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인 맥스터 증설에 따라 감포읍에 지원된 상생협력자금 140억원을 놓고 주민 갈등이 커지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남은 지원금을 주민들에게 직접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반면 감포읍발전협의회는 관광개발을 통한 장기 수익사업에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갈등은 같은 규모의 지원금을 받은 동경주 다른 지역과 감포의 사용 방식이 달라지면서 불거졌다. 권익찾기감포주민연대는 지난 2일 감포항 인근에서 주민 150여명이 참여한 집회를 열고 남은 상생협력자금의 주민 직접 지원과 사업비 집행 내용 공개를 요구했다. 주민연대는 양남면과 문무대왕면에서는 마을별로 지원금을 활용해 가전제품 구입이나 주택 수리 등에 사용한 사례가 있는 반면 감포는 리조트 매입 등 관광개발사업에 자금이 투입됐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특히 감포읍발전협의회가 지난해 송대말등대 인근 리조트의 토지와 건물, 시설 등을 53억5천만원에 매입한 과정을 두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주민연대는 이 가운데 기존 시설과 비품 가격으로 책정된 3억5천만원의 산정 근거 등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곽성민 주민연대 공동대표는 “주민들의 뜻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고 부동산 매입 과정에도 여러 의문이 있다”며 관련 자료의 공개를 요구했다. 지난 2일 경주시 감포읍 주민들이 맥스터 상생협력 지원금 사용과 감포읍발전협의회의 사업 추진을 둘러싼 문제 제기를 하며 집회를 열고 있다. 감포읍 주민 제공 감포읍발전협의회는 주민 의견을 거쳐 결정된 사업이라며 맞서고 있다. 정인철 감포읍발전협의회장은 “주민 약 1천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관광개발 선호도가 가장 높았고 이를 토대로 총회...

천년 무덤 위로 황금신발이 떠올랐다…경주 대릉원 미디어아트의 밤

90호분·미추왕릉·황남대총·천마총이 밤마다 거대한 스크린으로
27일까지 매일 오후 7시30분~9시30분…황리단길서 걸어서 이어지는 밤 산책

경주 대릉원 고분을 배경으로 신라 황금문화를 재해석한 미디어아트가 펼쳐지고 있다. 경주시 제공

해가 지자 대릉원의 둥근 봉분 위로 거대한 황금신발 한 쌍이 떠올랐다.


낮에는 잔디로 덮인 고분이지만 밤이 되면 모습이 달라진다. 푸른빛이 능선을 따라 흐르고, 황금빛 유물과 신라의 이야기가 봉분 위에 펼쳐진다. 관람객들은 고분을 바라보다 하나둘 휴대전화를 들어 장면을 담는다.


경주 대릉원에서 지난 4일 시작된 ‘2026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경주 대릉원’의 밤 풍경이다.


행사는 오는 27일까지 24일간 이어진다. 매일 오후 7시30분부터 9시30분까지 대릉원 곳곳이 빛과 영상으로 바뀐다.


올해 주제는 ‘대릉원, 영원-천년의 시간을 넘어 영원으로’다.


눈여겨볼 것은 따로 세운 대형 스크린이 아니라 실제 고분이 영상의 무대가 된다는 점이다.


90호분에는 경주 분지의 형성과 신라의 탄생이 펼쳐진다. 미추왕릉에서는 박·석·김으로 이어지는 신라 왕조의 기틀을 보여준다.


황남대총에는 신라가 누린 꿈과 영광을 담았고, 천마총에서는 찬란했던 황금문화를 3D 그래픽과 영상으로 다시 풀어낸다.

지난 4일 경주 대릉원 90호분 앞에서 ‘2026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경주 대릉원’ 개막 공연이 열리고 있다. 경주시 제공

고분마다 같은 영상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각 유적에 얽힌 이야기를 달리 입힌 셈이다.

경주 대릉원 90호분 앞에서 개막 공연이 열리고 있다. 경주시 제공


개막일인 지난 4일에는 90호분 앞에 무대가 놓였다. 정순임 명창의 창을 시작으로 선덕여왕과 김유신, 문무왕, 원효대사 등을 등장시킨 판타지 서사극 ‘천년의 잠에서 깨어난 빛’이 공연됐다.


무대 뒤에는 실제 신라 고분이 자리하고 있었다. 공연과 함께 봉분 위로 영상이 번지면서 무대와 유적의 경계도 흐려졌다.


대릉원 입구에서 중앙광장까지 이어지는 길도 평소와 다르다. 반딧불을 닮은 조명과 레이저, 안개를 활용한 ‘빛의 숲’이 만들어졌다.


중앙광장에서는 야간 도슨트 투어 ‘아, 신라의 밤이여’를 비롯해 빛의 소망볼 작성, LED 황금 왕관 만들기, UV 야광 유물 발굴 등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황리단길 뒤로 대릉원 고분군이 이어져 있다. 황리단길에서 식사나 카페를 이용한 뒤 걸어서 대릉원 미디어아트를 관람할 수 있다. 경주시 제공

대릉원의 밤을 즐기기 좋은 또 하나의 이유는 위치다.


황리단길과 대릉원은 바로 맞닿아 있다. 황리단길에서 저녁을 먹거나 카페에 들렀다가 차를 다시 움직이지 않고 걸어서 대릉원으로 들어갈 수 있다.


해가 남아 있을 때 황리단길을 둘러보고 오후 7시30분에 맞춰 대릉원으로 이동하면 된다. 낮에 바라봤던 고분을 몇 시간 뒤 빛과 영상이 입혀진 모습으로 다시 보는 것도 이 시기만 가능한 풍경이다.


미디어아트를 보고 난 뒤에는 첨성대 방향으로 걸음을 이어도 된다. 경주 도심의 주요 관광지가 가까이 붙어 있어 황리단길에서 대릉원, 첨성대 일대로 이어지는 밤 산책 동선을 짜기 어렵지 않다.


화려한 영상만 보고 지나치기에는 조금 아깝다.


황남대총은 왜 그렇게 큰지, 천마총에서는 어떤 유물이 나왔는지, 미추왕릉은 누구의 무덤으로 전해지는지 알고 보면 고분 위를 지나가는 빛도 조금 다르게 보인다.


이번 행사는 새로운 유적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늘 그 자리에 있던 대릉원을 밤에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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