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할 땐 막회·구이, 많이 잡히면 말려 보관
경산 대추도 건대추·대추고로…가을 제철을 겨울까지 잇는 방식
겨울철 동해안 대표 먹거리로 꼽히는 과메기의 오래된 재료 가운데 하나는 청어였다.
요즘은 꽁치 과메기가 더 익숙하지만, 동해안에서는 예부터 많이 잡힌 청어를 말려 오래 보관해 먹었다. 신선할 때는 막회나 구이로 먹고, 어획량이 많을 때는 말리거나 훈연해 저장했다.
푸른빛이 도는 등과 은백색 배를 가진 청어는 큰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회유성 어종이다. 해마다 어획량 변동이 큰 물고기지만 경북 동해안에서는 오래전부터 서민 식탁에 자주 올랐다.
많이 잡히는 계절에는 한꺼번에 소비하기 어려웠다.
냉장 시설이 없던 시절에는 바닷바람에 널어 수분을 빼고 오래 두고 먹는 방식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이런 청어 건조 문화는 오늘날 과메기 식문화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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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동해안에서 청어를 말리고 있는 모습. 경북문화관광공사 제공 |
청어를 말리는 방식에는 동해안의 기후도 한몫했다.
차고 건조한 겨울 바람 속에서 생선의 수분은 빠지고 맛은 응축된다. 바로 먹는 생선과 말린 생선의 맛이 달라지는 이유다.
같은 시기 경북 내륙에서는 과일을 말렸다.
대표적인 것이 경산 대추다.
경산은 국내 주요 대추 산지 가운데 하나로, 2024년 약 2천330t의 대추를 생산했다. 금호강 유역의 평야와 낮은 구릉, 풍부한 일조량을 바탕으로 알이 굵고 과육이 단단한 대추가 생산된다.
10월은 생대추 수확철이다.
갓 딴 대추는 아삭한 생과로 먹고, 남은 것은 말려 건대추로 저장한다. 대추차나 대추고를 만들기도 하고, 최근에는 농축액과 대추칩, 디저트 등으로 활용 범위도 넓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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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산의 대표 가을 먹거리인 대추. 경북문화관광공사 제공 |
식재료는 다르지만 방식은 닮아 있다.
제철에 가장 맛있을 때 먹고, 남은 것은 말리고 갈무리해 다음 계절까지 이어가는 것이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최근 10월 미식 콘텐츠를 통해 청어와 경산 대추를 함께 소개했다. 핵심은 관광 프로그램 자체보다 경북 사람들이 계절의 맛을 어떻게 오래 보관해 왔는지에 있다.
동해안 바람에 걸린 청어와 햇볕에 말린 대추.
가을과 겨울의 식탁에는 그렇게 오래된 저장의 방식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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