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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궁 곁 이름 잃은 절터, 인왕동사지③] 우물 속 나무쪽에 ‘大龍王’…신라인은 여기서 무엇을 빌었나

사찰 남쪽에 연못 2곳·우물 1곳…왕경 사찰서 보기 드문 배치 직경 1.5m·깊이 3.67m 우물서 ‘大龍王’ 적힌 목간 출토 육상동물·새·물고기 뼈와 복숭아씨까지 함께 나와 연구진 “일반 식수시설보다 제의 관련 시설 가능성” 경주 인왕동사지의 한 우물에서 나무쪽 하나가 발견됐다. 거기에는 세 글자가 적혀 있었다. 大龍王. ‘대룡왕’이다. 그런데 우물 안에서 나온 것은 이 목간 하나뿐이 아니었다. 여러 종류의 육상동물과 새, 물고기의 뼈가 나왔고 복숭아씨도 함께 발견됐다. 물을 길어 마시던 평범한 우물이었다고 보기에는 조금 낯선 조합이다. 연구자들이 인왕동사지의 이 우물을 사찰 내 의례나 제의와 관련된 시설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이유다.

[왕궁 곁 이름 잃은 절터, 인왕동사지②] 탑 아래 또 건물, 그 아래 또 건물…절터 밑 ‘세 겹의 시간’

금당 아래 가장 이른 건물 흔적…사찰 조성 전 10여 동 확인 7세기 후반 건물군 다시 들어서…동탑 아래에서도 선대 유구 발견 8세기 후반 금당·쌍탑 갖춘 사찰로 재편 춘양교 남쪽에서도 같은 시기 건물 집중…월성 남쪽 공간 변화 가능성 경주 인왕동사지 발굴조사 현장. 가장 아래층의 건물지11 온통기초와 그 위 건물지10의 초석 적심, 후대 금당지 초석 적심이 한 자리에서 겹쳐 확인됐다. 절이 세워지기 전부터 이곳에 여러 차례 건물이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2026 경주 인왕동사지 학술대회 자료집 경주 인왕동사지를 발굴하던 조사단은 지금 보이는 절보다 먼저 이 자리를 차지했던 건물들을 만났다. 금당 아래에서 건물이 나왔고, 그 건물 아래에는 더 오래된 기초가 있었다. 동쪽 석탑 아래에서도 탑보다 먼저 지어진 건물이 확인됐다. 한때 이름을 ‘인용사’라고 여겼던 절터를 파 내려가자, 사찰 하나의 역사가 아니라 서로 다른 시기의 공간이 층층이 겹쳐 있었다. 발굴조사 결과 연구자들은 인왕동사지의 건물 흔적을 크게 세 시기로 나눈다. 가장 오래된 제1기, 사찰이 들어서기 전 또 한 차례 건물군이 조성된 제2기, 그리고 금당과 쌍탑·강당·회랑을 갖춘 제3기다.